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42 42일) 식혜를 먹을 수 없는 이유 가격이 적당하고 맛도 괜찮아서 내가 자주 가는 국밥집이 있다. 요즘 안 간지 오래돼서 한 번 가 봤다. -체온 측정해주시고 이 번호로 전화 한 번 부탁드립니다. 원래 서빙하시던 아주머니가 그만두셔서 낯선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았다. 쌍꺼풀 없는 선명한 눈매가 꽤 매력적이었다. -돼지국밥 하나 주세요 원하는 대로 해주고 자리에 앉아서 바로 주문했다. 잠시 후 국밥이 나왔다. -국밥은 이미 간이 되어 있고요~ 김치는 곧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깍두기는 셀프코너에서 드시면 돼요! 서빙해준 아주머니는 나에게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온 지 얼마 안 돼서 내가 단골인 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가게 운영은 부부가 하는데, 마침 부엌에서 일하고 있던 사장 아내가 서빙하는 아주머니와 대화하고 있었다. 사장 아내는 .. 2021. 8. 24. 41일) 기름종이 나는 6월 1일부터 측량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일은 딱히 힘들거나 어렵지 않다. 사람들도 모난 곳 없어서 좋다. 급여가 좀 많이 짠 편이지만 감수할만한 정도다. 6월이 지나고 7월 때쯤부터 폭염이 시작됐다. 측량회사 특성상 현장에 나갈 일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거의 매일 땡볕에서 얼굴에 선크림을 바른 상태로 마스크를 쓰고 일을 했다. 가뜩이나 폭염이라서 푹푹 찌는데, 마스크까지 쓰니 내 얼굴 피부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놓이게 됐다. 선크림까지 발라진 상태라서 내 얼굴은 언제나 땀범벅, 기름범벅이었다. 그 생활을 한 달 반 가까이했다. 집에 돌아오면 기름으로 반질반질한 얼굴에 여드름이 한 두 개씩 올라와 있었는데, 언제나처럼 나다가 없어지겠지 하고 가만히 두던 게 한 개, 두 개, 점점 늘어나더니 어느덧 .. 2021. 8. 21. 40일) 슬럼프 슬럼프가 왔나, 그날따라 끊었던 웹툰을 보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그리고 운동이 잘 안 된다. 글도 잘 안 써진다. 의욕이 전혀 없다. 마침 아빠도 원래 하던 공부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아빠와 함께 산책하러 나갔다. 우리는 맞은편에서 큰 프랜차이즈 카페가 보이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서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몰려왔다.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들이 마치 참새 같았다. 하얀 와이셔츠에 남색 하의를 입은 고등학생 무리였다. 그들을 보니 너무 부러웠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나는 충분히 즐기지 못했는데, 그리고 아직 성인이 될 준비가 안 됐는데 어느 순간 20대 중반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아파트 단지 뒤편에 있는 자전거도로에서 걸었다. .. 2021. 8. 20. 39일) 공부방 우리 엄마는 내가 아주 어릴 때 모 영어 학습지 교사를 했다. 초등학생 때 내가 이사하기 전에는 집 거실에 엄마의 별명을 딴 공부방을 만들어서 내 사촌들, 사촌 친구들, 동네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초등학생 5학년 2학기 때 이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엄마는 또다시 집에 공부방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모 출판사의 일종의 프랜차이즈? 공부방이었다. 작은 시 소속 읍 단위의 촌동네지만 학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학교 근처에도 학원이 많았다. 그리고 공부방을 차린 우리 집의 위치는 학교와의 거리가 꽤 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방에는 언제나 배우러 오는 애들이 있었다. 그들의 수는 늘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 그중에는 나도 있었다.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공부방 선생님의 아들이라서 끌려오게 .. 2021. 8. 18. 이전 1 2 3 4 ··· 11 다음 728x90 반응형